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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가득한 집, 새 임차인 나와야 보증금 준다는 약정-장기간 미이행시 이행기간 도래로 봐야

작성자우리로법무사

작성일2014-04-09

조회수58,937

A씨는 2005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 보증금 3000만원을 내고 35.97㎡ 규모의 전세집을 구했다. 7년간 거주한 A씨는 2012년 이사를 결심하고 집주인 B씨 부부에게 보증금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B씨 부부는 “당장 융통해줄 수 있는 돈이 없다”며 반환을 거부했다. 대신 “새 임차인이 구해지면 보증금을 받아서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을 체결해줬다. A씨는 곧 세입자가 들어올 것으로 믿고 이사를 했으나 집이 워낙 오래된 주택이어서 좀처럼 새 임차인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특히 집안 곳곳에 퍼져있는 곰팡이가 문제였다. 집을 보러오는 사람마다 곰팡이를 보고 손사래를 치기 일쑤였다. A씨는 B씨 부부에게 “곰팡이를 제거해서 빨리 임차인을 구해보라”고 말했지만 B씨 부부는 수리를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A씨가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사정했지만, B씨 부부는 “약정을 체결하지 않았느냐”며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A씨는 퇴거한지 10개월이 지나도록 새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자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부는 A씨가 B 부부를 상대로 낸 임대료 반환 청구소송(2013가단215230)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B씨 부부는 A씨가 퇴거한 2012년 9월 이후 현재까지 주택 곰팡이를 방치하고 수리도 하지 않고 있다”며 “주택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는 것이 이미 불가능하게 된 이상 A씨와 B씨 부부가 체결한 약정의 이행기한도 도래한 것으로 봐야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러한 경우 “당사자가 불확정한 사실이 발생한 때를 이행기한으로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그 사실이 발생한 때는 물론 그 사실의 발생이 불가능하게 된 때에도 이행기간은 도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B씨 부부가 새 임차인을 구하려는 노력을 소홀히 해 약정의 기간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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