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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분양계약 해지,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작성자우리로법무사

작성일2013-01-26

조회수27,000

요즘 부동산시장에 침체의 골이 깊어지자 기존주택도 팔리지 않거니와 값이 떨어져 이미 분양받은 새 아파트에 들어갈 수 없다는 하소연이 그치지 않고 있다. 경기 서북부를 시작으로 한때 수도권을 뒤흔들더니 이제는 경기남부에까지 여파가 미치고 있어 건설사들은 분양 때 떨고, 입주 때 떠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아파트를 분양 받아 “계약해지나 계약포기를 해야 할 처지에 이르렀을 때” 감당해야 할 사항을 간략하게 짚어 보고자 한다. 계약해지는 법률적 문제이지만 이해를 돕기 위해 어려운 법률해석은 뒤로 하고, 우리들이 겪고 있는 실생활 문제에 비유하여 설명드리겠습니다.

 

-계약은 약혼으로 생각하자-

서로 좋아서 결혼하기로 마음이 모아지면 우선 약혼을 한다. 이는 건설사와 입주예정자인 수분양자가 나중에 아파트를 지어 입주하기로 하고, 우선 계약을 하는 일이나 다를 바 없다. 약혼 때는 약혼반지를 주기도 하고, 후일 결혼하자는 증표를 주기도 한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계약은 건설사는 이대로 짓겠다는 계약서를 주고, 수분양자는 계약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맺어진다.

약혼이 있게 되면 사람들은 2-3년 후 결혼을 하게 되고, 아파트나 오피스텔은 2-3년 후 입주를 하게 된다. 약혼 한 총각. 처녀 쌍방은 결혼할 때까지 상대방의 인격을 존중하고, 몸가짐을 가지런히 하며 처갓집과 시가집으로부터 신망을 받기 위해 노력을 다한다. 그리고 상호 믿음으로 결혼할 날을 기다린다.

 

약혼한 총각. 처녀가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다하듯이 아파트나 오피스텔 분양계약도 계약으로서 끝난 게 아니고, 건설사는 분기별로 수분양자에게 공정에 대한 보고를 해야 하며 하찮은 인테리어 품목 하나를 바꾸더라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입주예정자도 분기별 또는 6개월 단위로 중도금을 납입해야 하는데 요즘은 건설사와 은행사이의 약정에 따라 대출금으로 처리함이 일반적이다.

 

-약혼과 계약이 깨지려면 사정변경이 있어야 한다-

약혼 후 결혼에 성공하고, 분양계약 후 무사히 입주해서 행복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잘못된 인연으로 변해 이혼하기도 하고, 입주를 못해 위약금 물어주고 손해배상까지 당하는 수가 있다. 그래서 세상일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 하는 것일까? 인연이 악연으로 변하는 일은 수시로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약혼이 깨지려면 상대방이 또 다른 이성과 교제를 한다든지 숨겨둔 허점이 발견돼야 한다. 사귀다 보니 싫어져서 그럭저럭 헤어지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개 인품이나 금전문제가 말썽이 되어 파혼에 이르는 수가 허다하다. 요즘은 아파트나 전세금이 문제되어 헤어지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음을 보고 있다.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아파트 때문에 머리 아픈 세상이 돼버렸다.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분양계약이 깨지려면 합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분양권으로 팔기 위해 분양받았으나 팔리지 않기 때문에 입주할 수 없다. 는 말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속아서 분양을 받았다거나, 수분양자가 사망을 했다거나, 부도를 맞아 대책이 없게 되었다거나, 살던 집 팔아도 값이 내려 새 아파트 대출을 최고액으로 받아도 나머지 돈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이유는 있어야 할 것이다.

 

이곳저곳에 수십 억 재산 숨겨놓고, 새 아파트 값 내렸다는 이유만으로는 입주할 수 없다든지, 전세라도 놓고 등기를 받을 수 있음에도 무조건 계약금 포기하고 다소의 손해를 물어주는 방식으로 입주를 거부하겠다는 배짱은 옳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람은 내 욕심으로만 살 수 없는 것이기에 말이다.

 

 

-파혼, 해지, 포기는 예단 값을 물어줘야-

예로부터 옷고름이 풀어지면 다시 맺을 수 있어도 한 번 떨어진 정(情)은 다시 맺기 어렵다고 하던가?  이유야 어떻든 간에 파혼한 쪽에서는 예단 값을 물어줘야 조용하게 넘어간다. 그렇지 않고 버텨보시라.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날 상대방은 예식장에 찾아와 난동을 부릴 것이다.

계약해지는 그동안 유효하게 진행해 오던 당사자 사이의 약정사항을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효력을 중단하고, 계약이 더 이상 없게 하는 의사표시이기 때문에 합의해지가 아닌 이상 상대방은 위약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물론, 손해배상으로 인한 재산가압류나 월급가압류, 유체동산 가압류, 통장 가압류 등 보전처분도 따르게 된다.

 

혹자들은 재산이 없어 입주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살고 있는 주택이나 월급, 숨겨둔 재산에 가압류를 당하지 않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지만, 그런 걸 알려줄리 만무하다. 가등기나 이혼은 극히 위험하다는 사실만은 잊지 마시라. 똑 떨어진 사해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예단 값 적게 물어주려면 상대방의 동의 얻어야-

또 입주할 형편이 되지 않은 분들은 계약금 5%나 계약금 10% 포기 선에서 해지가 될 수 있도록 사건선임을 의뢰해 오지만, 건설사의 사정을 전혀 외면할 수 없는 일이고, 어느 정도의 손해액(위약금, 구상금 포함)이 산정 될는지는 법정에서 가려져야 할 일이므로 손해배상액 산정에는 천차만별의 차이가 있음도 참고 하시라.

너무 가난해서 손해배상액을 물어줄 형편이 안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결국 신용상의 문제로 남게 될 것이며 사회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다. 배상액은 나중에 합의과정에서 금액조절이 가능하다. 설사 1억 원의 배상책임을 짊어졌다 해도 5천만 원에 끝을 내고 가압류를 말소시키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새 아파트 분양이 잘못된 인연이 되어 그로 인한 재산 피해가 많고, 심적 고통이 크더라도 이는 자신의 복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웬만하면 입주하고, 어렵더라도 전. 월세를 놓고, 도저히 길이 없을 때에는 다소의 위약금을 감안하시되 미리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피해를 줄이는 길을 택함이 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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